79년생입니다. 민주당 지지해요.
민주당 지지한다고 말하지만
사실 민주당 참 마음에 들지 않는 구석이 많아요.
민주당이 잘못하고 있는 점, 단점들 읊으라면 열심히 침을 튀겨가며 줄줄 읊을 수 있을 거예요.
속이 터질 때가 한두 번이 아니니까.
그럼에도 민주당 지지해요.
저는 그 이유를 들려주고 싶어서 이 글을 씁니다.
특히 20대에게 들려주고 싶어서.
20대와는 전혀 다른 삶을 살아왔을 한 40대 중반의 남자는 왜 민주당을 지지할까?
물론 제가 40대 전부를 대표하진 않지만 그래도 참고는 될 것 같으니까 써 봅니다.
제가 하고 싶은 이야기는 요약하면
'돈과 권력과의 상관관계에 대해 생각하고 알아보면 우리 사회 구조가 보인다.
우리 사회 구조가 보이면 선택을 하는 데 큰 참고가 된다.'
이렇게 됩니다.
20대 분들은 특히 더 똑똑하니까
돈이 어떻게 흘러가는지,
돈은 어디서 모이는지,
그에 따라 권력은 어떻게 움직이는지 등을 생각하다 보면
누가 말해주지 않아도 스스로 깨닫게 될 거라 생각해요.
'우리나라, 우리 사회에서 가장 큰 힘은 누구에게 있을까?'
누구에게 있을까요?
제가 20대였을 땐 대통령에게 있다고 생각했었어요.
저는 정치에 대한 관심도 없었고, 이해도도 떨어지는 편이었기에
'대통령 = 왕'
그러니 당연히 최고 권력자라 생각했죠.
어쩌면 당시의 저는 그렇게 생각할 수밖에 없었을 것 같아요.
변명이라면 변명인데,
독재자 전두환,
그보다 순한 맛이라지만 노태우 역시 군부의 힘을 바탕으로 제왕적 대통령의 모습이었고,
김영삼 전 대통령 역시 형태는 다르지만 제왕적 대통령이었거든요.
권위주의 국가라고 하죠?
김대중 대통령 전에는 그랬으니까.
하지만 노무현 대통령 때부터는 본격적으로 권위주의 국가에서 민주주의 국가의 모습으로 점점 탈바꿈했어요.
그 5년이 꿈만 같을 정도로 순식간에 변모했죠.
'대통령 = 왕'
그런 시대는 끝났어요.
대통령만 바라보던 많은 권력들이 민주주의 국가답게 제자리를 찾아가게 해줬어요.
특히 철저히 권력의 시녀 역할을 하던 검찰, 사법부, 국정원 등이 독립적으로 움직일 수 있게 된 게 가장 크다 할 수 있죠.
그런데 그걸 이명박근혜 시대에는 다시 권력의 시녀로 부렸던 거고,
그래서 노무현 대통령님은 논두렁 시계, 그 오명을 쓰고 돌아가신 거예요.
그리고 지금, 문재인 정부에서는 역시 노무현 정부 때와 마찬가지로 민주주의 국가의 모습을 띄고 있잖아요?
문재인 대통령이 왕인가요?
왕처럼 보이나요?
아니죠?
오히려 너무 절차적 민주주의를 고수해서 답답하다는 소리도 듣는 양반이에요.
악명높은 전두환과 비교하면 금방 답이 나오잖아요?
전두환 때는 땡전뉴스라고, 9시 땡하면 TV뉴스에서
"전두환 대통령은 오늘......"
이렇게 뉴스를 시작했어요.
청와대에서 각 신문사로, 방송사로 사람이 가서 보도지침 대로 뉴스를 내보내게 했어요.
그렇게 언론을 장악하고 대통령이 한마디 하면 모든 권력기관이 움직였어요.
지금은 어떤가요?
지금도 그런가요?
아니잖아요?
아니라는 증거가 무려 제 1야당의 대선 후보라고 나와서 설치고 있어요, 지금.
검찰청은 법무부의 외청이고
그래서 법무부 장관은 검찰의 수장인 검찰총장에게 수사지휘권을 발동할 수 있다고 법에 명시돼 있는데
윤석열은 검찰총장으로 어찌했는지 알죠?
언론은 또 어떻고요.
전두환 때까지 갈 것도 없이 박근혜 때하고 비교해도 차이는 크죠.
박근혜가 해외순방할 때 온갖 미사여구 다 갖다붙여가며 칭송하던 언론들 지금은 어떻죠?
문재인 대통령이 엄청난 외교성과를 거뒀는데도 보도를 안 해요.
보도를 해도 별 거 아니라는 식으로 해요.
아예 깎아내리기도 해요.
맞죠?
대통령이 최고 권력자는 맞는데 옛날만큼은 분명 아니란 말이에요.
노무현 정부에서, 또 문재인 정부에서
대통령에게 과도하게 집중되었던 권력을 민주주의 국가답게 원래 있어야 할 곳으로 돌려줬어요.
돌려줬더니 그 권력들이 기득권이 되어 돈, 자본과 결탁을 하네요, 글쎄.
다시 질문을 해 봅시다.
'우리나라, 우리 사회에서 가장 큰 힘은 누구에게 있을까?'
추가로
'대통령과 이재용 회장 중에 누가 더 힘이 셀까?'
이런 질문도 해 봅시다.
어떻게 생각해요?
드라마나 영화에서는 이런 식의 대사가 나오죠?
'국회의원은 4년짜리, 대통령은 5년짜리 계약직일 뿐이다.'
이런 말을 재벌이나 대형 로펌의 오너 또는 변호사들이 주로 합니다.
어마어마한 권력과 부를 가진 그들에게는 임기 따위가 없으니까요.
'장충기 문자'
들어보셨나요?
못들어 보신 분이 계시면 꼭 검색해 보셨으면 좋겠습니다.
충격적이죠. 아주 충격적인 사건이에요.
판사들도, 정치인들도, 언론인들도 모두 삼성 앞에 고개를 조아리고 있다는 걸 보여주는.
삼성과 이재용이 가진 힘이 얼마나 막강한지를 보여주는 단적인 예라고 할 수 있어요.
재벌이 힘이 센 이유 중의 하나가 광고주이기 때문이죠.
어지간한 언론사들은 재벌의 말을 거역하기 힘든 구조에요.
그중에서도 삼성은 단연 힘이 세겠죠?
우리나라 언론시장 구조가 기형적이라서 재벌의 힘이 더 셀 수밖에 없다고 해요.
(정준희 교수님 영상 많으니 궁금하신 분은 찾아보시길.)
또한 클릭수 경쟁에서 살아남기 위해 단독에 집착하게 되고, 언론은 검찰, 경찰 등과 유착하게 됐습니다.
검찰이 원하면 무고한 사람도 때려죽여도 시원찮을 악당으로 만들어 버리는 기사를 써갈기고,
검찰은 그걸 바탕으로 무고한 사람을 구속시킬 수도 있게 됐죠.
언론의 입장에서는 검찰을 등에 업고 사람을 죽일 수도, 살릴 수도 있는 힘을 갖게 되는 셈이 되는 거 아니겠어요?
검찰은 힘이 있는 사람들을 너무 쉽게 무혐의 처분해 주고
검찰을 위협하는 존재들은 너무 가혹할 정도로 처참하게 짓밟고 있어요.
민주당 소속의 정치인에 대한 고소, 고발이 접수되면 검찰은 번개처럼 신속하게 움직여요.
민주당은 검찰의 권한을 자꾸 건드리거든요.
수사권도 뺏으려고 하고 기소권에 대해서도 자꾸 축소시키려고 하거든요.
검찰이 민주당을 싫어하니 언론도 역시 민주당에게 호의적이지 않아요.
아니, 아주 악의적이에요.
반면 국민의힘 소속 정치인들에게는 어떻게 할까요?
국민의힘은 검찰의 독립을 보장해야 한다, 권한을 보장해야 한다고 하잖아요?
검찰 입장에서 얼마나 고맙겠어?
국민의힘 소속 정치인에 고소, 고발 들어오면 그래서 수사를 잘 안 하는 거예요.
수사도 안해, 수사를 해도 기소를 안해.
질질 시간끌다가 무혐의, 불기소.
국민의힘에서 중요도도 떨어지는 데에다 이미지까지 말아먹는 그런 정치인 정도만 수사, 기소하고
힘 좀 있는 사람들은 거의 건드리지 않으려고 하죠.
게다가 국민의힘 소속 정치인 중에는 검사 출신들이 특히 많아요.
필요하면 잘 받아줘.
정치하고 싶으면 국민의힘 가면 되니까 국민의힘 쪽은 거의 건드리지 않으려 할 수밖에요.
(검찰 알아야 바꾼다(손혜원tv) 강추합니다.)
(민주당은 도저히 비호감이라 거부감이 든다면 드라마 '개과천선' 추천할게요.)
참 웃기지 않아요?
자유롭게 언론 활동을 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 주니 지들 편하게 먹고 살겠다고 그러고들 있어요.
자유롭게 수사, 기소하라고 독립성을 보장해 주니 지들 세상이라고 힘있는 사람들과 친하고 힘없는 사람들 핍박하고......
검찰, 언론, 재벌만 유착하는 게 아니죠.
법조카르텔에 기재부, 국토부, 금융위, 금감원 고위 공무원들도 다 한패거리라 할 수 있어요.
그야말로 엘리트 카르텔.
국민의힘이 집권을 하면 그 엘리트 카르텔은 더 공공해질 거예요.
국정원이 사찰을 하고 그를 바탕으로 검찰, 언론은 다시 국민의힘 정권을 수호하기 위해 움직이게 될 겁니다.
민주당 정부에선 언론을 자유롭게 풀어뒀지만 국민의힘이 정권을 잡으면 언론 보조금으로 목줄을 쥘 겁니다.
이명박 때 KBS, MBC, YTN 등에 어떻게 했는지 보면 답이 쉽게 나올 거예요.
민주 정부에서 다시 권위주의 정부로의 회귀.
우리는 그런 세상에 살고 있는 거였어요.
우리는 그런 세상에 살고 있는 거였다구요.
(알고 계시다면 다행이에요. 저는 이걸 30대 중반에야 겨우 알게 됐거든요. 그래서 혹시나........)
민주당이 무능해 보이는 이면에는 그런 어마어마한 엘리트 기득권 카르텔과 싸워왔기 때문도 한몫했다 생각해요.
공무원 함부로 못 자르거든요.
웬만해선 못 잘라요.(만약 잘라도 소송하면 웬만하면 복직시켜줘요.)
인사권만으로는 어느 정도 한계가 있어요.
늘공들은 5년만 버티면 정권 바뀔 수 있다 생각하니까 민주당 정부에선 말을 안 들어요.
국민의힘 정부가 들어서야 끼리끼리 해먹을 수 있는데 민주당 정부에선 못해먹게 자꾸 막으니까.
그런 저항을 이겨내고 눈에 보이는 성과를 낸다는 게 쉽지는 않을 테니까.
사실,
민주당 자체만 놓고 생각하면 민주당도 기득권의 집합체 맞아요. 맞습니다.
국회의원 개개인의 이전 직업들이 거의 화려합니다.
기득권층이 더 어마어마한 기득권이 된 거예요.
여당이 됐으니.
그런데 그 기득권의 집합체인 민주당이 그래도 서민을 위한 정치를 합니다.
네, 다 그런 건 아니에요.
국민의힘이나 민주당이나 어떤 문제에 한해서는 그놈이 그놈이다 싶을 때가 있어요.
답답할 때 많아요.
사실상 거대 양당이 대립하는 구도라 내가 잘하는 것보다 상대가 더 못하기를 바라며,
더 못했다고 주장하며 표를 구걸하는 건 양당이 각기 마찬가지인 측면이 있지만,
그렇지만 대부분 민생을 위한 정책, 입법 등은 민주당에서 훨씬 더 많이 해요.
국민을 위해 진심으로 뛰는 정치인이 많지는 않지만 그래도 여럿 있어요.
왜냐하면 뭔가 성과를 보여줘야 표를 받거든요.
민주당은 그래야 표를 받아요.
뭔가 보여줘야.
국민의힘은 '우리가 남이가', '빨갱이' 이거면 충분히 표 받으니 뭘 할 필요가 없어요.
뭔가 잔뜩 할 것처럼 하고 민주당 탓하면 그만이에요.
그래도 표 많이 주니까.
본진 tk, pk 인구가 호남 인구 두 배니까.
둘 중에 하나를 선택해야 한다면 저는 당연히 민주당을 고를 수밖에 없습니다.
역사적으로도 자유당 후신인 국민의힘을 저는 도저히 뽑아줄 수 없습니다.
제가 민주당을 지지할 수밖에 없는 이유가 이렇다는 말씀입니다.
다른 분들은 각자의 이유로 각자가 지지하는 정당이 있겠죠.
혹시 20대가 계시다면
40대 지지율이 증명하듯 저같은 사람 많으니 스윙 보터로 원하는 정당 마음 편히 찍으시라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대신 대통령은 무조건 민주당 부탁드립니다.
추가로 이재명 후보에 대해 말씀을 안드릴 수 없겠습니다.
잼갤이니까.
이재명 후보가 대선 후보로 나와준 건 민주당 뿐만 아니라 대한민국의 축복이라 생각합니다.
앞으로 이런 후보가 또 나올 수 있을까 싶을 정도로 대단한 분이에요.
저도 모를 때는 그다지 좋아하지 않았어요.
엄청까지는 아니지만 싫어하는 편이었죠.
하지만 알면 알수록 반하게 되는 사람이네요.
똑똑하고, 인간적인 매력도 가진 분.
이런 분이 우리 후보라서 한없이 기쁩니다.
긴 글 읽어주셔서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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